5월의 정원은 가장 풍요롭고 동시에 가장 짧은 계절이다.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는 녹음과 피어나는 꽃들은 계절의 빠른 흐름을 실감하게 한다. 때때로 기온이 낮아져 개화가 늦어지기도 하지만, 정원은 여전히 아침 이슬을 머금은 채 반짝인다.
압화는 계절을 붙잡고 기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이다. 단지 꽃을 오래 보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의 공기와 빛, 마음의 움직임을 함께 담는 일이다.
압화는 꽃을 눌러 말리는 단순한 일이 아니다. 꽃을 고르고, 결을 따라 펼쳐 누르고, 조심스레 말리는 과정에서 계절과 시간을 자연스럽게 기억하게 된다. 눌리는 방향과 형태를 고민하며 기다리는 시간 동안, 꽃이 있던 정원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이 과정은 감각을 깨우고 일상의 쉼을 주는 시간이다.
말라 눌린 꽃을 꺼내는 순간, 다시 그날의 햇살과 바람이 떠오른다. 꽃 한 송이에 계절의 냄새와 기분, 주변의 소리까지 담겨 있다. 압화를 통해 기억을 다시 펼치는 순간, 향기와 온도는 어린 시절의 기억이나 익숙한 풍경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오감을 자극하는 특별한 경험이 된다.
꽃과 잎을 눌러 말린 압화 제작 순서
1. 압화하기 좋은 꽃 고르기
잎이나 꽃잎이 얇고 수분이 적은 식물이 좋다. 예: 비올라, 팬지, 데이지, 레이스플라워
2. 채집은 이른 아침, 마른 날에
비가 온 다음 날, 이슬이 마른 오전 중에 꽃을 수확한다. 너무 핀 꽃보다는 막 피기 시작한 상태가 적합하다.
3. 말리는 동안 기다림의 시간 갖기
책이나 압화도구를 이용해 꽃 사이에 기름종이나 흡습지를 넣고 눌러준다. 일주일 정도 마르며, 중간 점검이 필요하다.
4. 압화의 쓰임 상상하기
완성된 압화는 카드나 노트에 붙이거나 작은 유리 액자에 끼워 간단한 작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5. 나만의 압화 노트 만들기
수확한 꽃의 이름, 압화한 날짜, 꽃이 피어 있던 정원의 모습을 함께 기록하면 시간이 지나도 기억이 깊이 새겨진다.

출처: GARDENING(5월호) 이승숙 감물 대표 "감각을 기록 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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