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소노벨 천안에 도착해 체크인을 했다. 프론트에는 반가운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1층 오썸플레이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아메리카노 또는 코코아 쿠폰 2장이다. 방에 올라가기 전, 따뜻한 코코아 한 잔을 테이크아웃해 가장 높은 8층 숙소로 향했다.

창밖으로 펼쳐진 풍경은 복잡한 일상을 잠시 잊게 해주었다. 여러 가지 생각들이 여전히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조용한 행복이 마음 깊이 스며들었다.
가방에서 가져온 책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를 꺼내 읽었다. 책장을 넘기며 낯선 공간에서 조용히 머무는 시간은 생각보다 더 행복했다. 그렇게 한동안 시간을 보내다, 오후 5시 무렵 밖으로 나갔다.
소노벨 천안의 장점은 도보 거리에 문화공간이 있다는 점이다. 숙소 바로 앞에 있는 천안예술의전당과 천안시립미술관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두 건물은 나란히 붙어 있었고, 미술관 3층에서는 김진, 송창애, 이자연 작가의 ‘정려; 고요히 흐르고, 깊이 스미는’이 전시중이었다.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가 깊어서, 오랫동안 감상했다.





전시를 보고 길 건너 천안예술공원을 걸었다. 짧은 산책이었지만, 탁 트인 공원을 걸으며 마음이 차분해졌다. 예술과 자연, 여유가 있는 여행이다.

저녁은 숙소로 돌아와 1층 셰프스키친에서 비빔밥을 먹었다. 따뜻한 밥 한 그릇이 속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갈한 음식이다.
이번 여행은 나에게 딱 맞는 속도와 방식으로 흘러갔다. 소노벨 천안은 워터파크로도 유명해서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오롯이 나를 위한 쉼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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