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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이중섭 〈달과 까마귀〉

by 오썸70 2025.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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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의 〈달과 까마귀〉 는 내가 좋아하는 유형의 그림이다. 형태를 사진처럼 똑같이 그리지 않고, 대충 그린 듯 하지만 의도한 바를 정확히 표현하는 따뜻한 그림을 좋아한다. 시꺼먼 까마귀 그림이 인간적이고 따뜻한가? 그렇다! 그림속 까마귀와 달, 전깃줄도 너무 사랑스럽다.

이중섭(1916~1956)은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로, 전쟁과 가난 속에서도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그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끊임없이 유랑하며 살았고, 특히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했던 경험이 그의 작품 세계에 깊이 스며들었다. 대표작으로는 〈황소〉, 〈아이들과 게〉, 〈부부〉, 〈달과 까마귀〉 등이 있으며, 그의 작품은 강렬한 필치, 생동감 있는 표현, 그리고 단순한 형태 속에 깊은 감정을 담고 있다. 특히 그는 서양의 표현주의 기법을 한국적인 정서와 결합하여 독창적인 스타일을 완성했다. 또한, 그가 많이 사용했던 은지화(담뱃갑 속 은박지에 새긴 그림)는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그의 상황을 반영하는 동시에, 독특한 질감과 감각적인 표현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법이었다. 그는 생전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사후 그의 작품들이 재조명되면서 한국 현대미술의 중요한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의 그림 속에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 전쟁의 상흔, 고독한 삶에 대한 철학적인 사색이 깊이 스며들어 있으며, 이는 단순한 미술 작품을 넘어 한 인간의 삶의 기록이자 시대적 아픔을 담고 있는 예술로 자리 잡았다.

〈달과 까마귀〉는 이중섭이 남긴 가장 상징적인 작품 중 하나로, 그의 삶과 감정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그림 속에서 커다란 달은 외로운 존재, 희망, 혹은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의미하며, 밤하늘을 배경으로 한 전깃줄과 까마귀는 고립된 현실과 불안한 내면 상태를 상징한다. 특히, 까마귀는 단순한 배경 요소가 아니라 이중섭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존재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는 가족과 떨어져 떠돌이처럼 살아야 했고, 그의 그림 속 까마귀들도 일정한 방향 없이 흩어져 있거나 전깃줄 위에서 망설이고 있다. 이는 그의 불안정한 삶, 정착하지 못하는 떠도는 운명, 그리고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열망을 나타낸다. 또한, 이중섭은 작품에서 단순한 색감과 거친 붓 터치를 사용하여 감정을 더욱 직접적으로 전달했으며, 이러한 표현 방식은 그의 내면의 격동과 고통을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효과를 가져왔다. 따라서 〈달과 까마귀〉는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라, 그의 정서와 철학이 깊이 스며든 자전적인 작품으로 볼 수 있으며, 한국전쟁을 겪으며 고통받은 한 예술가의 내면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이중섭의 작품〈달과 까마귀〉에서 등장하는 숫자 1(달), 3(전깃줄), 5(까마귀)는 단순한 구성 요소가 아니라 깊은 상징성을 지닌다. 1개의 달은 고독과 희망을 나타내며, 이중섭 자신의 외로운 삶과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반영한다. 3개의 전깃줄은 연결과 단절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전깃줄은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가족, 과거와 현재, 현실과 이상을 연결하는 통로일 수 있지만, 이중섭이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했던 현실을 고려하면 끊어진 유대와 단절의 아픔을 상징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5마리의 까마귀는 불안과 자유의 양면적인 의미를 지닌다. 한국 전통에서 까마귀는 태양을 수호하는 신성한 존재이자 길조(吉鳥)로 여겨졌지만, 동시에 죽음과 불안정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특히 이중섭의 까마귀들은 마치 떠돌이처럼 배회하며, 이는 그의 불안한 삶, 전쟁으로 인한 유랑 생활, 경제적 궁핍과 정신적 고통을 반영한다. 결국, 1, 3, 5의 숫자 배치는 이중섭의 내면을 형상화한 요소로, 고독한 존재(달), 희미한 연결고리(전깃줄), 그리고 떠도는 불안(까마귀)이라는 그의 삶의 요소들을 상징적으로 압축하고 있다.

우측에서 날아오는 까마귀가 막 보고 온 광경을 이야기하니, 눈을 똥그랗게 뜨고 흥미로워하는 까마귀들이 어찌 사랑스럽지 않겠는가.

이중섭 〈달과 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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