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산불로 인해 청송 주변의 산은 군데군데 검게 그을렸고, 열기로 붉게 변한 나무들도 보였다. 산불로 집을 잃은 가정에게 제공된 이동식 주택 단지들이 마을마다 있었다. 다행히 주왕산 주 등산길은 피해가 없는 것 같다. 불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건조하고 바람이 많은 시기에는 특히 더!!
언니들과 청송 2박3일 여행을 왔다. 첫날은 체크인을 하고 숙소 뒷쪽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자연을 온몸으로 느꼈다. 산책로 근처에 청송백자전시관이 있어, 청송백자의 맑고 단아한 아름다움을 감상했다. 전시관 옆으로 한옥 숙박시설이 있다. 산책로에 붉게 익은 보리수를 발견해 따먹으며 자연의 선물도 만끽했다. 소노벨 청송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마음껏 즐긴 하루였다.

둘째 날은 새벽에 가야 안개가 자욱한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해서 6시경에 주산지에 도착했다. 그런데 수령이 오래된 수변식물 왕버들의 생장을 위해 저수지의 물을 인위적으로 방출해 수위가 낮아져서 이전 모습은 아니었다. 그래도 아침에 산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오전 9시 소노벨 내 수달래 식당에서 뷔페를 먹었는데 음식이 다양하고 맛있었다. 식사 후에 주왕산 국립공원으로 이동해, 용추폭포와 용연폭포를 잇는 트레킹 코스를 걸으며 절경을 감상했다. 주왕산은 규모는 작지만 아기자기한 멋이 있다. 이어 달기 약수탕에 갔는데 서울식당 등 많은 곳이 산불로 전소되어 운좋게 살아남은 위쪽 황토로 지어진 식당에서 백숙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산을 두번이나 갔기에 2만보 이상 걸어서 쌓인 피로는 지하 3층에 위치한 솔샘온천에서 풀었다. 야외 온천이 있어 답답하지 않고, 편백나무로 만든 탕에서 보는 작은 탑에 설치된 조명을 보고 있자니 현실세계가 아닌 듯 환상적이었다.

여행의 마지막 날은 조선시대 고택인 송소고택을 방문하였다. 송소고택은 아름답게 보존된 전통 한옥 구조와 고택이 지닌 시간의 깊이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이어 폐교가 된 옛 신촌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군립청송야송미술관을 찾아 야송 이원좌 작가의 작품들, 특히 대전시실을 가득 채운 청량대운도를 감상했다. 고즈넉한 고택과 한국화로 청송 여행을 마무리했다.

정다운 돌담길과 정원이 아름다운 송소고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다. 청송 송소고택은 경상북도 청송군 파천면 덕천마을에 자리한 1880년대 조선 후기 상류 주택으로, 만석꾼 심호택이 지은 99칸 저택이다. 이 고택은 사랑채, 안채, 별당, 대문간채 등 10여 동의 건물과 독립된 마당, 담장, 별묘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랑공간·생활공간·작업공간이 명확히 구분되어 조선시대 상류 주택의 전통을 잘 간직하고 있다. 솟을대문에 홍살을 두르고, 헛담과 구멍담 등 전통적 공간구획 방식, 치마를 입은 여성을 배려한 U자형 문턱, 낮은 굴뚝 등 세세한 건축적 특징도 돋보인다. 송소고택은 국가민속문화재 제25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실제 후손이 거주하며 한옥스테이 등으로도 활용된다. 송소고택이 위치한 덕천마을은 배산임수의 명당에 5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전통마을로, 송정고택, 찰방공 종택, 창실고택, 초전댁 등 다양한 고택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송정고택은 송소 심호택의 차남 심상광이 1914년에 지은 집으로, 전통 한옥의 멋과 현대적 편의가 조화를 이루며 한옥스테이로도 운영된다. 덕천마을은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될 만큼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고택과 마을 전체가 옛 정취와 전통문화를 그대로 간직해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 송소고택을 중심으로 한 덕천마을의 여러 고택과 전통마을 풍경은 조선시대 상류층의 삶과 건축미, 그리고 한국 전통마을의 가치를 한눈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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