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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충청도 최초의 사액서원, 충현서원 방문 후기

by 오썸70 2025.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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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 평생교육원 도정희 선생님의 '박물관 학예사' 강좌에서 이번주는 충현서원을 다녀왔다. 서민식 이사장님이 현장을 직접 안내해 주셨다. 서원 앞 문은 가운데 큰문과 좌우 작은문 총 3개가 있는데 가운데 문은 신이 왕래하는 문이기에 우리는 좌우 작은문을 사용해야 한단다. 그리고 서원에 오를때는 오른쪽 계단으로 오른발을 먼저 딛고 왼발을 오른발 옆에 두고, 다시 오른발을 딛고 왼발을 오른발 옆에 두면서 오르고, 내려올 때는 왼쪽 계단으로 왼발을 아래 계단에 먼저 딛고 오른발을 왼발 옆에 두고, 다시 왼발을 딛고 오른발을 왼발 옆에 두는 식으로 천천히 오르고 내린다고 한다.

성현을 모신 서원 내부도 개방해 줘서 볼 수 있었다. 서원의 역할은 제사와 교육이고, 서당은 현재의 초등학교, 서원은 중학교, 향교는 고등학교, 성균관은 대학교에 해당한단다. 서찬식 이사님이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박약재를 안내해 주셨다. 박약재는 서당의 역할을 한 곳이란다. 이사장님과 이사님 덕분에 귀한 체험을 했다.
 
충현서원은 조선 중기인 1581년(선조 14)에 고청 서기(徐起)가 창건한 충청도 최초의 사액서원으로, 주자(朱子)를 비롯해 이존오, 성제원, 이목 등 유학자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졌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뒤 1610년에 복원되었고, 1625년에는 조선 왕실로부터 '충현'이라는 사액을 받아 공인된 교육기관이 되었다. 이후 조헌, 김장생, 송준길, 송시열 등이 추가로 배향되며 충청 지역 성리학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서원은 유교적 예법에 따라 사당, 강당, 재실, 삼문, 비각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당에는 주자를 중심으로 8인의 유학자 위패가 봉안되어 있으며, 강당은 제향과 강학의 공간으로 활용된다. 입구에는 숙종과 영조 대에 세운 사적비와 추향비, 하마비가 남아 있어 서원의 위엄을 보여준다. 전통 한옥 양식의 건물들은 주변 자연과 어우러져 고즈넉하고 정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1871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폐쇄되었으나, 1925년 재건되어 이후 여러 차례 복원 과정을 거쳤다. 1984년에는 충청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었고, 2024년부터는 ‘충청남도 문화유산자료’로 명칭이 변경되어 관리되고 있다. 현재는 사단법인을 통해 운영되며, 충청 유학의 전통을 계승하는 교육·문화 공간으로 그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
 
공주시 반포면 공암장터길에 위치한 충현서원은 대전에서 가까워 당일치기 방문이 용이하다. 해마다 음력 3월과 9월에는 정기 제향이 봉행되며, 서원에서는 다도 체험, 예절 교육, 고전 강독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조선 시대의 유학과 교육 문화를 현대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서원을 둘러본 후 걸어서 인근 ‘장가네밤짜장’에서 쟁반짜장과 누룽지, 탕수육을 먹었다. 양도 많고 맛도 좋았다. 이어 ‘잠깐 깨었다 다시 든 잠’을 뜻하는 순우리말인 ‘그루잠’이라는 감성 카페를 가려했으나, 아쉽게도 매주 수요일은 정기휴무라고 한다.

충현서원 앞 하마비(누구든지 그 앞을 지날 때에는 말에서 내리라는 뜻을 알린 푯돌)
충현서원
이사장님과 충현서원 마당에서
박약재 입구 안내문
이사님과 박약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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