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바실리 칸딘스키의 <작은 기쁨>을 보면 미래 세계가 떠오른다. 기계 문명으로 삭막한 미래가 아닌, 기쁨이 넘치는 미래 세계가 보인다.
바실리 칸딘스키는 20세기 초 추상미술을 개척한 러시아 출신 화가이자 이론가다. 그는 미술이 단순한 재현을 넘어서 감정과 정신세계를 표현할 수 있는 독립적인 예술이어야 한다고 보았다. 칸딘스키는 특히 음악에서 깊은 영감을 받아, 색과 형태를 소리처럼 느끼고 표현하려 했다. 그는 회화 속에서도 리듬, 화성, 강약 등의 음악적 요소를 시각적으로 구현하고자 했으며, 이는 그가 예술을 하나의 영적 경험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러한 태도는 그의 대표 저서 『예술에 있어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이 책에서 색채와 형태가 인간의 내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철학적으로 설명하며, 미술이 지닌 정신적 기능을 강조한다.
그의 1913년 작품 <작은 기쁨(Small Pleasures)>는 추상으로 완전히 넘어가기 전의 과도기적 작업으로, 구상과 추상이 공존하는 특징을 지닌다. 이 작품에는 산, 강, 인물, 건물 등의 현실적인 이미지가 드러나지만, 그것들은 색채와 형태를 통해 변형되어 추상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면 전체는 다채로운 색채, 유기적 곡선, 대각선의 움직임으로 가득 차 있으며, 이는 음악의 리듬과도 같은 시각적 효과를 준다. 칸딘스키는 이 작품에서 삶의 일상적인 기쁨들, 즉 '작은 기쁨들'을 표현하면서도 그 속에 내재한 정신적 고양과 초월의 가능성을 암시한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한 풍경화나 일상 묘사가 아니라, 감정과 정신이 상승하는 순간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작은 기쁨>은 칸딘스키 예술세계의 핵심인 ‘내면의 소리’를 시각화한 대표적인 예다. 작품 속 요소들은 분리된 대상이라기보다 하나의 유기적 구조로 엮여 있으며, 이는 그의 예술이 단순한 시각 정보의 전달이 아니라 감정과 직관의 환기라는 점을 보여준다. 칸딘스키는 이 작품을 통해 관람자에게 내면의 감정을 자극하고, 일상의 순간에서도 예술적·영적 기쁨을 발견하도록 유도한다. 추상미술이 태동하던 시대에 그는 색채와 형태의 자율성을 선언함으로써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고, Small Pleasures는 그 전환점에 놓인 중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칸딘스키의 예술철학과 시각적 실험이 결합된 산물로, 현대 미술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자유분방하고 천진난만하며, 힘을 주는 따뜻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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