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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고 비가 와도 의연한 나무는 시간을 견디는 성숙한 삶의 태도를 닮았다. 말없이 서 있을 뿐이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따뜻한 위안을 준다. 때로는 모든 것이 흔들리고 불안할 때, 그 자리에 변함없이 서 있는 나무를 보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장욱진의 〈거목〉을 마주했을 때도 그랬다. 화면 한가운데 든든하게 자리 잡은 나무는 어떤 순간에도 변치 않는 삶의 중심을 상징하는 듯하다.
장욱진의 〈거목〉은 거대한 나무를 중심으로 집, 사람, 동물 등이 함께 배치된 작품으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표현하고 있다. 단순한 형태와 절제된 색감을 사용하여 따뜻한 정서를 담아내며, 동양화적 요소와 민화적인 감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특히 평면적인 구성과 단순한 선을 통해 동심과 순수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는 강한 존재감을 가진 거목이다. 화면의 중심을 차지하는 나무는 생명력과 지속성을 상징하며, 그 아래 배치된 요소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원근법을 배제한 채 평면적으로 표현된 이 그림은 장욱진의 특유한 예술 세계를 잘 보여준다.
장욱진은 "나는 심플하다"라는 말을 남겼을 만큼 단순함을 중요하게 여겼다. 〈거목〉은 화려한 기법이나 강렬한 색채 없이도 깊은 의미를 전달하며, 한국적 정서를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된다.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과 삶의 조화를 그려낸 이 작품은 그의 예술 철학을 잘 반영하고 있다.
갈대처럼 마음이 흔들릴 때면 거목에 의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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