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은 정원을 만들고 키우는 데 중요한 요소로 식물이 잘 자라지 않는다면 흙의 상태를 의심해야 한다. 흙만 건강해도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 수 있다. 흙이 건강한지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지렁이의 유무이다.
흙의 종류는 마사토, 펄라이트, 버미큘라이트, 부엽토, 피트모스, 물이끼(수태), 난석(속돌), 코코넛 섬유가 있다. 마사토는 모래보다 굵은 알갱이 흙으로 양분과 보수력이 거의 없고 배수성과 통기성이 좋다. 펄라이트는 진주암을 분쇄하여 고온처리한 흙으로 매우 가볍고 무균상태이며 비료 성분은 없다. 내구성과 배수성이 좋으며 인공원예용토로 사용된다. 버뮤큘라이트는 질석을 가열하여 조제한 광물로 가볍고 보수성과 배수성이 좋다. 영양분이 거의 없고 중성이며 펄라이트와 비슷하지만 물은 더 많이 공기는 더 적게 사용한다. 부엽토는 낙엽, 흙과 함께 퇴적하여 썩힌 흙삽목으로 분갈이 배합에 좋다. 건강한 생물학적 활동이 일어나게 돕는다. 피트모스는 연못 밑에 퇴적되어 썩은 흙으로 보수성과 통기성이 좋고 강산성이다. 영양분은 별로 없고 한번 마르면 다시 젖기 힘든 특성이 있다. 물이끼는 습지대의 물이끼를 건조시킨 것으로 마른 상태의 20배까지 수분을 흡수한다. 강산성으로 주로 난 식재, 진달래과 파종, 공중휘묻이에 사용한다. 난석은 다공질로 인공적으로 구운 원예용토로 통기성과 보수성이 좋고 난 식재 때 사용하면 좋다. 코코넛 섬유는 피트모스 대체물로 보수성은 좋고 영양분은 별로 없다.
흙을 꼭 사서 써야 하는가에 대한 답변은 시중에 파는 흙은 모두 소독이 되어 나온다. 화단의 경우 쓰고 남은 흙이나 밖에서 퍼온 흙 등을 자유롭게 써도 괜찮지만, 화분은 흙을 퍼오거나 혼합할 때 반드시 소독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병해충이나 벌레알 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소독을 할 때는 오븐에 흙을 8cm 정도로 깔아 200℃ 에서 30분 정도 구워 주거나 전자렌지에 넣어 10분 정도 강하게 돌려준다.
배양토란 식물을 배양하기에 적당한 흙을 인위적으로 섞어서 만든 흙이다. 상토, 혼합배지라고도 한다. 배양토는 비료분이 풍부하고 다공성이며 보수력이 있고 병해충이 없도록 살균된 흙으로 여러 토양을 적당히 배합하여 용도별, 식물별로 만들어 판매한다. 제조업체별로 혼합비율이 다르므로 용도에 맞는지 확인 후 사용한다. 쓰임새에 맞게 혼합배지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파종할 때, 분갈이할 때, 옥상정원을 만들 때 등 용도에 따라 적합한 배양토를 사거나 필요한 목적에 따라 흙을 직접 섞어 쓸 수 있다. 파종할 때는 씨앗이 싹을 틔우기까지는 양분이 필요 없으므로 비료성분을 포함하면 오히려 씨앗이 썩을 수 있다. 파종 때는 물빠짐이 중요하므로 배수성이 놓은 토양을 사용한다. 보통 마사토와 펄라이트, 피스모스를 3:1:1로 섞어서 쓴다. 분갈이할 때는 밭흙(일반적인 흙), 부엽토와 모래를 2:2:1의 비율로 섞어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때 모래 역할을 해주는 마사토, 펄라이트, 버미큘라이트를 섞어도 좋다. 조금 더 비옥하게 하고 싶다면 부엽토의 비율을 높이거나 유기비료를 약간 섞는다. 옥상정원용 흙은 옥상정원의 위치와 규모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옥상에 정원을 만들 때는 가벼운 인공토(대개는 펄라이트)의 비율을 늘린다. 밭흙 등 일반적인 흙은 무겁기 때문에 건물이 흙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균열, 침수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펄라이트로만 조성하면 비료성분이 없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 즉 펄라이트와 부엽토를 적당히 섞어서 사용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토양 성분 테스트 방법은 첫째, 뚜껑이 있는 투명한 병을 준비한다. 둘째, 테스트할 흙을 병의 절반 정도 넣는다. 셋째, 물을 병 안에 가득 채운 후, 뚜껑을 닫고 흔들어 준다. 마지막, 병을 놓고 몇 분이 자나면 침전물이 아래에서 위로 모래, 미사, 점토 순서로 가라앉는다. 미사는 실트(silt)라고도 하며, 점토보다 크고 모래보다 작은 퇴적물 입자로 지름은 4~64 μm 이다. 흙의 비율과 색깔을 보고 흙의 상태를 파악한다. 양토는 20% 점토, 40% 미사, 40% 모래로 구성되고, 미사질식양토는 30% 점토, 60% 미사, 10% 모래로 구성되고, 사질양토는 15% 점토, 20% 미사, 65% 모래로 구성되고, 미사질양토는 15% 점토, 65% 미사, 20% 모래로 구성된다. 즉 양토는 참흙이라고도 하며 모래나 가는 모래 그리고 점토입자가 알맞게 섞여 다루기가 좋은 흙이다. 일반적으로 식물 재배에 가장 이상적인 흙이다. 미사질식양토(loam)는 모사래함량 20% 이하, 점토함량 27~40% 범위에 있는 토양으로 물빠짐이 느린 편이다. 사질양토(sandy loam)는 사양토라고도 하며, 모래와 양토의 중간 정도의 흙이다. 주로 1~2년 초화류, 구근류, 관엽식물 생육에 적합한 토양이다. 미사질양토(silt loam)는 실트질양토라고도 하며 미사 비율이 높은 양토이다.
흙의 성질인 산도에 대해 살펴보자. 대부분의 식물은 약산성(pH 6.5~7.0)을 좋아하지만 식물마다 좋아하는 흙의 산도가 달라 흙이 산성이냐 알칼리성이냐에 따라 잘 사는 식물이 나뉜다. 정원의 산도를 알고 조절한다면 식물이 더 잘 자라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산성을 좋아하는 식물은 동백나무, 호랑가시나무, 목련, 때죽나무, 진달래, 철쭉, 정금나무, 노루발, 치자나무, 은방울꽃, 꽃창포, 개옥잠화, 블루베리, 아젤리아, 스토케시아, 스키미아, 에리카, 스위트피, 거베라, 금잔화, 시금치 등이다. 염기성을 좋아하는 식물은 초롱꽃, 금낭화, 도라지, 섬개야광나무, 백리향, 부들에야, 미국능소화, 영춘화, 치오노독사, 콜치쿰 등이다.
흙의 산도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첫째, pH 측정기구를 이용한다. 측정기구의 아랫부분을 토양에 꽂으면 수치를 알 수 있다. 둘째, 자라고 있는 잡초로 알 수 있다. 산성이 강한 흙에는 질경이, 쇠뜨기, 쑥, 토끼풀, 민들레, 우산이끼가 자라고 중성 흙에는 별꽃, 냉이, 갈퀴덩굴이 자란다. 셋째, 수국의 꽃 색깔로 알 수 있다. 수국은 리트머스지처럼 심긴 곳의 토양 산도에 따라 꽃 색이 파란색과 붉은색으로 바뀐다. 흙이 산성일때는 파란색으로 염기성일때는 붉은색으로 자란다. 수국 중 꽃 색깔이 흰색으로 고정된 품종의 경우 산도가 달라져도 색깔은 변하지 않고 흰색을 유지한다.
이유없이 식물이 잘 자라지 않을 때는 정원 흙을 개량하는 것이 좋다. 첫째, 심겨진 식물이 좋아하는 산도로 흙을 조절하면 식물생장에 도움이 된다. 산성이 강해서 중성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석회, 재, 훈탄, 계란껍질을 추가하고, 염기성에서 중성으로 변화시키려면 피트모스, 빗물, 소나무 잎, 바크를 추가한다. 둘째, 흙의 통기성만 개선해도 정원이 건강해진다. 흙의 통기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부엽토를 섞거나, 훈탄이나 왕겨를 섞거나, 모래와 마사토, 펄라이트의 비율을 높이면 된다. 셋째, 식물 생장에 꼭필요한 구성요소인 영양소를 채워준다. 질소(N)는 잎과 줄기에 영향을 주며, 증상으로 부족하면 성장이 억제되고 과하면 식물체가 연약해지고 키가 너무 자라며 병충해 피해가 많아진다. 질소 비료는 퇴비, 어박 썩힌 것(어박은 동물성 유기질 비료의 하나로 식품가공, 약품(간유) 재료에 쓰고 남은 어류의 찌꺼기 또는 어획이 많아 미처 처리못한 어류를 찐 후 압착, 건조, 분쇄하여 만듦), 유박(깻묵) 썩힌 것, 화학비료(유안, 요소)가 있다. 인산(P)은 꽃과 열매에 영향을 주며, 증상으로는 부족하면 꽃이 늦게 피고 꽃송이가 작고, 과하면 꽃이 빨리 피고 쉽게 지거나 꽃이 너무 많이 피고 열매가 작아진다. 인산 비료는 골분비료(동물의 뼈를 분해하여 만든 유기질 비료), 과린산석회가 있다. 칼륨(K)은 뿌리와 가지, 줄기에 영향을 줘서 식물을 튼튼하게 하고 성장하게 하는 요소이다. 증상은 부족하면 줄기가 가늘어지고, 과하면 칼슘과 마그네슘의 결핍을 유도하고 잎의 황화현상이 생긴다. 칼륨 비료는 초목회(재거름)와 황산칼리, 염화칼리가 있다.

출처: 국립수목원 "가드너 다이어리"
'재배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퇴비 만드는 방법 (0) | 2025.05.11 |
---|---|
비료의 종류와 비료 주는 방법 (0) | 2025.05.10 |
촛대초령목 화분에서 키우는 재배 포인트 (0) | 2025.05.07 |
수수에 대해 알아보기 (0) | 2025.05.06 |
등나무 알아보기 (0) | 2025.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