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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학

수수에 대해 알아보기

by 오썸70 2025.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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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Sorghum bicolor)는 벼과에 속하는 대표적인 일년생 곡물로, 세계적으로 널리 재배되며 기후변화 시대에 적합한 작물로 주목받고 있다.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수수는 현재 미국, 인도, 수단, 나이지리아 등에서 대규모로 재배되고 있으며, 옥수수, 밀, 쌀, 보리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이 생산되는 곡물이다. 수수는 C4 광합성 경로를 가지므로 고온 및 건조한 환경에서도 광합성 효율이 높고, 물 사용량이 적은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에 취약한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작황을 유지할 수 있어, 재생농업 및 도시농업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수수는 곡물 이외에도 사료, 감미료, 바이오에탄올 등의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며, 한국에서는 찰수수 형태로 주로 식품에 이용되고 있다. 전통음식 재료뿐만 아니라 기능성 식품 원료로도 가치가 높아지고 있으며, 건강식 수요 증가에 따라 소비가 확대되는 추세다.


수수 재배에 있어 품종 선택은 재배 목적, 지역 기후, 토양 조건, 병해충 발생 양상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곡용 수수의 경우, 알곡의 찰기, 색상, 도정률이 중요하며, 한국 재래 품종을 개량한 ‘청풍찰수수’, ‘아리수수’, ‘다수1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식품 가공용에 적합하고, 농촌 교육 및 체험농장에서도 널리 활용된다. 사료용 수수는 줄기와 잎의 생체량이 많고 빠른 생장 특성이 중요하며, ‘KR701’이나 ‘Graze-All’ 같은 품종이 대표적이다. 감미용 수수는 줄기 내 당분 함량이 높은 것이 특징이며, 미국에서 개발된 ‘Honey Drip’ 품종이 바이오에너지나 조청, 전통주 제조에 활용되고 있다. 또한 빗자루용 수수는 꽃차례의 강도와 길이가 중요하며 ‘Standard Broomcorn’과 같은 품종이 이에 해당한다. 품종 선택 시 병해충 저항성, 내재해성, 수확량, 쓰임새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지역 시험포와 농업기술센터의 권장 품종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수수는 다양한 작물과의 윤작에 적합한 작물로, 토양 회복력 증진, 병해충 밀도 억제, 양분 순환 촉진 등 여러 농업적 이점을 제공한다. 특히 수수의 깊은 뿌리 구조는 토양을 부드럽게 만들고, 잔사는 피복 작용으로 잡초 발생을 줄이며 수분 보존에 기여한다. 윤작 체계를 설계할 때는 선충류 관리가 핵심적 고려사항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수수–콩–고구마–보리와 같은 윤작 체계는 병해충을 줄이고 작물 간 영양소 이용을 균형 있게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수수는 뿌리혹선충의 피해를 거의 받지 않지만, 선충이 증식될 수 있으므로 후속 작물 선택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체계적 윤작 설계는 연작장해를 방지하고 토양 미생물 다양성을 높이며, 장기적으로 농장의 생산성과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킨다. 또한 유기농업이나 저투입 농업에서는 수수를 통해 화학농약 및 비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


수수는 대체로 병해충 저항성이 강한 작물이지만, 특정 해충이나 병해 발생 시 수량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정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주요 해충으로는 조명나방, 진딧물, 수수멸구 등이 있으며, 병해로는 붉은곰팡이병, 흰가루병, 검은줄무늬병 등이 보고되고 있다. 특히 남부 지역에서는 뿌리혹선충의 간접 피해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예방 차원의 관리가 요구된다. 해충 방제를 위해서는 병해충 예찰을 기반으로 한 통합 방제(IPM) 전략이 효과적이며, 생물학적 방제와 함께 유기농업 자재(예: 님오일, 고삼 추출물)의 활용도 권장된다. 또한 파종 밀도 조절, 질소·칼륨 시비의 균형, 적절한 물 관리와 배수가 병해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드론과 위성 기반의 스마트 방제 시스템이 도입되어, 해충 밀도별 맞춤 방제가 가능해지고 있으며, 이는 노동력 절감과 환경 부담 경감에 기여하고 있다.


미국 농업연구청(ARS)의 제시카 라이언(Jessica Ryan)과 동료 연구진은 수수가 남부 뿌리혹선충(Meloidogyne incognita)의 직접적인 피해를 거의 받지 않지만, 이 선충의 증식을 유도하는 '좋은 숙주(good host)'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이로 인해 수수 재배 이후 목화, 콩, 토마토 등 고소득 작물들이 선충의 집중 공격을 받아 생산성 저하를 겪을 수 있다. 이에 대응해 연구진은 감미 수수 품종인 ‘Honey Drip’에서 선충 저항 유전자를 찾아내고, 이를 선충에 취약한 품종에 도입하는 유전자 지도 기반 육종을 수행하였다. 이를 통해 내선충성 수수 품종을 개발함으로써, 윤작 시스템 내 선충 밀도 억제와 후속 작물의 피해 감소가 가능해졌다. 이 연구는 2023년 10월 학술지 Nematropica에 게재되었으며, 유전자 기반의 병해충 관리 전략 수립에 실질적인 전환점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지속가능한 농업체계를 설계하는 데 있어 과학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수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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