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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학

나무 심기의 모든 것, 식재하기 & 이식하기

by 오썸70 2025.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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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 식물을 심을 수 있는 시기는 이른 봄부터 가을이지만, 나무는 종류에 따라 옮겨 심으면 좋은 시기가 따로 있다. 정원에 식물을 심을 때 중요한 것은 생육환경이 식물과 잘 맞아야 오래도록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한다. 대부분의 식물은 배수가 좋고 토심(토양의 깊이로 식물이 뿌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이 깊은 곳을 좋아한다. 배수가 안되거나 답압이 된 곳은 비가 온 후 지면에 물이 잘 빠지지 않으며, 이런 곳의 식물은 병충해에 약하고 뿌리가 쉽게 썩어 올바른 생장이 어렵다. 그래서 이런 곳을 피해 식재하거나 토심을 깊게 하여 배수층을 만들어야 한다. 식물은 계속 자라기 때문에 지금이 아닌 완전히 성장한 모습을 상상하여 배치하는 것이 좋다.
 
식물을 구입하거나 얻어서 정원에 심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대부분의 나무는 분으로 판매되고 작은 나무나 초화류의 경우 포트로 구입할 수 있다. 배수가 잘 되며 나무가 다 자라도 공간상 무리가 없는 곳을 선별하여 심는다. 나무 분 식재는 먼저 심을 나무 분의 3~4배 되는 크기로 땅을 깊게 판다. 그 다음, 나무 분을 지면보다 약간 높게(대목은 20~30cm 높게) 올려 놓고 흙을 채워 올려 심는다. 분에 고무바가 있다면 제거한 후 식재하고 흙에 비료를 섞어 심기 전에 미리 시비해도 좋다. 흙을 지면보다 살짝 더 올라오게 덮은 뒤, 나무가 흔들리지 않도록 지주대를 세워 고정한다. 마지막으로 호스를 이용해 물을 충분히 주고, 물이 모두 흡수되면 레이크로 지면을 평평하게 고른다. 식재  후 멀칭 처리를 하면 좋다.

포트묘 심기는 식재 1시간 전쯤 물을 흠뻑 주고 화분에서 식물을 꺼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꽃가위를 이용해 심기 전 엉킨 뿌리, 상한 뿌리, 오래된 뿌리를 정리한 후, 식물의 뿌리보다 2배 정도 넉넉하게 땅을 판다. 식물의 지면 높이에 맞추어 흙을 채우고, 흙 전체가 충분히 젖을 수 있도록 물을 준다. 식물 배치는 정형적으로 심으면 단정하고 깔끔한 느낌을, 흩어 심으면 자연스러운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키 큰 식물은 뒤에, 키가 작고 디테일한 식물은 앞에 배치하면 전체적으로 보기 좋은 구성이 된다. 또한 연꽃, 수련, 조릿대, 호장근 등 번식이 쉬운 식물은 화분에 담아 통째로 심으면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나무를 이식하는 과정은 땅 파기 - 분 만들기 - (새끼줄감기 - 녹화마대로 싸기 - 녹화끈 감기 - 고무바 감기) - 나무 운반하기 - 터 파기 - 고무바 제거 - 나무위치 조정 후 흙 덮기 - T/R률 조정 - 관수 - 지주대 세우기 이다. 더 간단히 이식하려면 진하게 표시한 땅 파기 - 분 만들기 - 나무 운반하기 - 터 파기 - 나무위치 조정 후 흙 덮기 - T/R률 조정 순으로 할 수 있다. 이식을 위해 지주대, 레이크(쇠갈퀴), 괭이, 삽, 고무바, 마대, 새끼줄, 생명토, 녹화끈, 호스, 전정가위를 준비한다.

땅 파기는 이식할 나무의 근원 직경의 3배 정도의 지름으로 둥근 원을 그리고, 그 선을 기준으로 땅을 파내려 간다. 분 만들기는 땅을 파내려 가면서 뿌리가 보이면 그때마다 전정가위로 단면을 매끄럽게 절단해준다. 뿌리 절단부가 썩는 것이 우려되면 살균도포제를 바른다. 땅을 직각으로 파내려가면서 토심 30cm를 지나 뿌리가 거의 나오지 않을 만큼 팠으면, 작은 괭이로 바닥부분 흙을 긁어내 분을 팽이 모양으로 만든다. 분이 깨지면 운반도 어렵고 뿌리가 공기중에 노출되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분이 깨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새끼줄 감기는 새끼줄 시작 부분을 절단된 뿌리에 걸어 고정시키고(적당한 뿌리가 없다면 생 나뭇가지를 꽂아서 고정) 새끼줄을 팽팽하게 당기면서 줄의 간격이 5~10cm 정도 되게 감아 내려간다. 분이 좁아지는 부분까지 감으면 새끼를 처음 시작점에 걸은 다음 근원줄기에 단단히 묶는다. 새끼줄을 감은 뒤, 가마니가 싸일 부분에 새끼줄이 보이지 않을 두께로 생명토를 바른다. 생명토는 진흙 상태와 비슷하다. 농도가 너무 되면 잘 발리지 않으니 물을 섞어 농도를 질척거리는 정도로 맞춘다. 생명토는 토양 환경보존용 청정비료로 지력 증진과 뿌리 활력을 촉진하여 조기착근 효과가 있어 일반적인 나무이식 시기가 아닌 때 이식하거나 식재하여도 활착을 좋게 한다. 녹화마대로 싸기 과정은 생명토가 마르기 전에 녹화마대로 분을 감싸고 나무망치로 살살 두들겨 잘 밀착시킨다. 녹화끈 감기는 분을 싼 가마니의 끝으로 묶은 후, 새끼줄을 감았던 방식과 같이 녹화끈을 분에 둘러 감는다. 위에서 봤을 때 감긴 녹화끈이 사각형을 이루도록 분의 위와 아래를 돌러 감고, 사각을 이루도록 감는 것을 총 3회 반복한다. 위에서 봤을 때 감긴 녹화끈의 모양은 사각형을 가장 많이 사용하나, 근거리 이식에는 간편하게 삼각형, 장거리를 운반하여 이식할 때는 튼튼하게 오각형의 모양으로 녹화끈을 감는다. 고무바 감기는 녹화끈을 감은 방식 그대로 고무바로 분의 옆면을 둘러 감은 후, 분의 윗부분에서 사각모양이 되도록 2회 반복해 감는다. 이후 매듭짓지 않은 상태로 나무줄기가 중심이 되도록 분의 맨 위와 제일 아래를 크게 둘러 감는다.

나무 운반하기는 거리가 가깝고 크기가 작은 나무는 혼자 비닐이나 끌차를 이용해 운반하거나 두 명이 목도를 이용해 운반한다. 큰 나무는 전문가에게 의뢰하거나 크레인을 불러 옮겨야 한다. 옮겨 심을 때(터 파기 - 고무바 제거 - 나무위치 조정 후 흙 덮기)는 새끼줄과 마대는 식물소재의 천연재료로 몇 개월 내에 썩기 때문에 제거하지 않아도 되지만 고무바는 오랫동안 썩지 않아 뿌리 활착에 방해가 되므로 심기 전 제거한다. 즉 새끼줄과 마대는 제거하지 않고 고무바는 제거한 후, 나무를 바르게 세워 수평을 맞춘다. 멀리서 봐서 나무가 똑바로 세워졌는지 확인하고 흙을 덮는다. 흙을 덮을 때는 물을 주면 흙이 가라앉을 것을 예상하여 20~30cm 높게 덮는다. 만약 나무 한쪽 방향의 가지가 부실하다면 그 쪽으로 햇볕이 잘 들어오게 한다.

T/R률(나무 지상부와 지하부의 비율, top/root ratio)을 조정한다. 나무는 이식 과정에서 뿌리가 많이 잘리므로 남아 있는 뿌리에 비해 지상부가 많아진다. 이 상태로 두면 뿌리가 흡수할 수 있는 물의 양보다 지상부에서 더 많은 수분이 증발해 잎이 마르거나 고사할 수 있으므로, 가지를 적당히 잘라 수분 증발량을 줄여준다. 일반적으로 지상부의 50% 내외를 전정하면 좋다. 관수는 흙에 호스를 꽂아 물이 충분히 스며들 때까지 실시한다. 심은 나무 분 주변으로 물이 모두 고이면 삽을 꽂아 흙을 들쑤셔 물이 골고루 스며들게 한다. 물이 충분히 들어가면 관수를 멈추고, 레이크로 주변 흙을 모아 약간 둔덕이 되게 덮는다.

마지막으로 지주대를 세운다. 지주대가 묶일 위치는 나무의 키를 고려해 줄기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지주용 코아 테이프로 감싼다. 지주대를 삼발이 형식으로 세워 지주목끼리 비슷한 각도를 이루도록 한 후 고정한다. 지주대가 땅에 잘 박히도록 발로 밟는다. 고무줄로 둘러 묶어가며 묶이는 부분이 서로 엇갈려 X자가 되도록 한다. 줄기가 여러 개인 나무는 튼튼한 줄기에 각각 지주대를 세운다. 작은 나무는 간편하게 지지대를 1~2개 사용하고, 큰 나무는 튼튼하게 지지대를 3개 사용한다. 이식한 나무는 뿌리가 많이 잘리거나 지탱하는 힘이 약해 비바람에 쓰러지기 쉽고, 흔들리면 새로 나온 뿌리가 손상되어 나무가 쉽게 죽기 때문에 지주대를 반드시 세운다. 지주대는 이식한 다음 해, 뿌리가 활착된 후 제거한다. 만약 뿌리가 잘 확착했는지 의심스럽다면 몇 해 동안 묶어놔도 좋다. 바람에 흔들려도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 뿌리가 활착되었을 때 제거하는 것이 좋다. 단, 철사로 묶은 경우 지주대가 수목 생육에 지장을 주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나무의 이식 시기는 나무의 종류와 지역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기본적인 원칙은 유사하다. 봄철에는 나무에 싹이 트기 전, 즉 중북지방은 3월 하순경, 남부지방은 3월 중순경에 이식하는 것이 좋으며, 겨울 추위와 가뭄이 심한 지역에 적합하다. 이 시기에는 구상나무, 분비나무, 소나무, 스트로브잣나무, 전나무, 주목, 섬잣나무, 배롱나무, 태산목, 아왜나무 등 주요 낙엽활엽수와 상록침엽수가 대상이다. 여름철은 너무 덥지 않고 습한 시기 또는 장마철인 6월 중순부터 7월 초순 사이가 적기이며, 지역과 무관하게 동백나무, 후박나무, 먼나무 등의 주요 상록활엽수를 이식한다. 가을철은 단풍이 들고 식물체가 휴면상태에 들어갈 무렵이 적당하며, 눈이 많이 오고 겨울이 따뜻한 지역에 알맞다. 이 시기에는 느릅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마가목 등 낙엽활엽수와 이른 봄에 꽃 피는 나무, 구상나무, 분비나무, 전나무 같은 상록침엽수가 포함된다.



출처: 국립수목원 "가드너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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