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물의 기원
인류가 정주생활을 시작하고 식물의 생활환에 개입하여 그 일부를 관리하게 되면서 재배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생육기간의 일부분이나 생육장소를 관리하는 정도의 반재배의 형태가 장기간 지속되다가 차츰 본격적인 재배가 정착된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까지도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반재배적인 관리형태가 잔존하고 있다. 식물은 인간의 관리에 적응하는 방향으로 순화하여 재배형의 종, 즉 작물이 발달하였다. 작물의 야생형 식물을 그 작물의 야생종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잡초인 강아지풀은 조의 야생종이고 돌콩은 콩의 야생종이다.
2. 식물의 진화와 작물로서의 특징 획득
식물은 자연교잡과 돌연변이 때문에 자연적으로 유전적 변이가 발생한다. 새로운 유전형 중에서 환경이나 생존경쟁에 견디지 못하는 것은 도태되고 견디는 것은 적응하게 된다. 적응한 것들이 오래 생육하게 되면 그 생태조건에 좀 더 잘 적응하게 되는데 이를 순화라고 한다. 적응된 유전형들이 안정상태를 유지하려면 적응형 상호간에 유전적 교섭이 생기지 않아야 하는데 이를 격리 또는 고립이라고 한다.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상호간 유전적 교섭이 방지되는 것을 지리적 격이라고 하고 개화기의 차이나 교잡불임 등의 생리적 원인에 의하여 같은 장소에 있으면서도 유전적 교섭이 방지되는 것을 생리적 격리라고 한다. 작물은 인간의 관리 하에서 야생종과 다른 특징을 지닌다. 야생식물의 경우 종자가 결실한 후의 환경은 생존에 부적합한 겨울철이므로 휴면성이 강한 것이 보통이며, 휴면의 정도는 종자마다 다르다. 휴면의 정도는 종자마다 다르다. 따라서 적온, 적습 조건이 되어도 종자의 일부만이 발아하고 대부분은 휴면을 장기간 지속함으로써 환경에 대응하고 종목을 보존한다. 그러나 작물은 수확 즉시 저장하고 이듬해 봄에 파종할 때에는 일제히 발아해야 하므로 강한 휴면성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작물은 발아억제물질이 감소하거나 소실되는 방향으로 발달되었다. 수확시에는 모든 종자가 일시에 성숙되는 것이 좋으므로 분얼이나 분지가 일정기간 내에 일시에 발생하고 개화기는 일시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발달하였다. 성숙시 종자의 탈립성은 작은 방향으로 발달하였고 수량은 많은 방향으로 발달하였다.
3. 작물의 기원지
한 식물이 최초로 발생된 지역을 그 식물의 기원지라고 한다. 식물의 기원지를 알아내는 방법은 근연 야생종의 분포와 품종의 다양성으로부터 찾는 식물지리학적 방법, 탄소연대측정 등 식물 유체의 분석을 포함하는 고고학적 방법, 세포유전학적 방법, 유전자 분석법, DNA 염기서열분석 등 생화학적 및 생물학적 방법 등이 주로 사용된다. 여기에 언어학적 및 민속학적 자료가 보완적 자료로 이용된다. 식물의 지리적 기원을 탐구하는데 큰 업적을 남긴 사람은 DE CANDOLLE 과 VAVILOV 이다. DE CANDOLLE 은 작물 야생종의 분포를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유물, 유적, 전설 등에 나타난 사실을 기초로 고고학, 역사학 및 언어학적 고찰을 통하여 재배식물의 조상형이 자생하는 지역을 기원지로 추정하였다. 1883년 '재배식물의 기원'을 저술하였다. VAVILOV 는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재배식물과 그 근연종들의 유전적 변이를 조사하고 식물의 지리적 미분법을 적용하여 유전적 변이가 가장 많은 지역을 그 작물의 기원중심지라고 하였다. 재배식물의 기원지는 1차 중심지와 2차 중심지로 구분할 수 있다. 1차 중심지에는 그 식물종의 변이가 가장 풍부하고, 다른 지방에 없는 변이도 보이며, 우성형질이 많고 원시적 형질을 가진 식물종도 많다. VAVILOV 의 연구결과는 식물종의 유전자중심설로 정리된다. VAVILOV 는 작물의 기원지를 중국, 인도/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코카서스/중동, 지중해 연안, 중앙아프리카, 멕시코/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의 8개 지역으로 구분하였다.
출처: 삼고 재배학원론(채제천, 박순직, 강병화, 김석현 지음)
'재배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배의 현황 알아보기 (1) | 2024.01.19 |
---|---|
작물의 분류 알아보기 (3) | 2024.01.18 |
재배의 기원과 발달 알아보기 (0) | 2024.01.16 |
작물재배의 정의와 이론 알아보기 (1) | 2024.01.15 |
작물의 수확과 품질 (0) | 2024.01.14 |